1,500원 하는 국밥 한 그릇에 마음까지 따뜻하다
'소문난집 추어탕'
12월, 종로는 화려하면서 쓸쓸하다.그 시절의 낭만도 사람냄새 나는
인정(人情)도 찾아보기 힘들어진 종로지만 아직 종로의 좁은 뒷골목에는
사람냄새가 나는 따뜻한 집있다. '우거지 얼큰탕' 한 그릇을 1,500원에 팔고있는
그 이상한(?) 집으로 들어가 보자!
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추어탕집에 추어탕이 없다?
실제로 그런집이 있다.(구)허리우드 극장 건물 옆
뼈다귀탕 집들을 지나다 보면 언제나 손님들로
북적거리는 국밥집이 나온다.
가게 앞에 있는 커다란 솥에서 일년 열 두 달 쉬지 않고
우거지 얼큰탕이 펄펄 끓고 있는 집.
간판은 '소문난집 추어탕',그러나 추어탕은 팔지 않는다.
오래전에 추어탕을 팔긴 했으나
지금은 '우거지 얼큰탕' 한 가지만 있다.
한때는 10,000원 가지면 둘이서 영화 보고
나서 밥 먹고 커피까지 마실 수 있었다.
바로 이집이 있었기 때문, 그 정도로 밥값이 쌌다.
지금도 우거지 얼큰탕 한 그릇에 1,500원!
나무 원탁이 예닐곱 개 있는 가게 안에는 인근의 할아버지들부터
직장인들,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참 다양한 손님들이
추위에 언 몸을 국밥 한 그릇으로 녹이고 있다.
이집에서 체면은 금물이다.
양보와 어울임의 미덕을 몰라서도 안 된다.
한 테이블에 따로 따로 온 손님 3명이서 합석은
다반사고, 연세 드신 손님들이 식사 후
자기 그릇을 직접 치우시는 모습도 낮 설지가 않다.
밖에서부터 얼큰탕 한 그릇을 들고 들어오는 손님들도 있다.
얼큰탕에 별 내용물은 없다.
우거지와 두부 한 두개 들어간 탕에
막 김치가 전부다. 그래도 식사시간이 따로 없는 듯
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선다.
1,500원 하는 국밥.
부족 하면 더 갖다먹어도 된다.
국밥은 원래, 손맛위에 따뜻한 정이
더해져야 제맛 아니겠는가?
벽에는 '공기 밥 500원' 이라고 써 붙여져 있으나
더 갖다 먹어도 잘 챙겨 받지 않는 것 같다.
뭐.. 맛이야 반듯한 해장국 한 그릇을 따라 갈수는 없겠지만
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밥을 파는 그 마음이 참 곱다.
그런 마음을 알고 음식을 대하면 조금의 불편쯤이야 오히려
사람사는 맛으로 다가온다.이 집의 맛은 또 그런 사람냄새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.
"아줌마~ 여기 국밥하고 소주하나요"
☎ 02-742-1633
☞ (구)허리우드 극장 입구 앞
홈페이지:http://local.daum.net/~02742163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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